본문 바로가기

내 스토리

episode2 이야기 - 바나나

반응형

출처 : https://bigboy.co.kr

 

오류안내 페이지 - Cmac's Home

 

bigboy.co.kr

 

 

 

아버지는 전남 영광 원자력발전소에

건설 노동자로 삼촌들과 함께 부산을 떠나 있었다.

 

 그래서 부산집에는 할머니 혼자 뿐이였고

할머니는 시장에서 노점을 하셨다.

 

추석, 설날, 할아버지 제삿날이

유일하게 우리 가족이 부산에 오는 날이였다.

 

할아버지 제사를 모시러 온 가족이 부산 고향집에 

오늘날이면 할머니는 제사음식보다는 잔치음식을 만드시며

 손자들을 기다리시고 하셨다.

 

그리고 길지 않은 시간

제사를 모시고 다시 영광으로 올라가는 날에는

김치, 콩잎, 짱아찌등 한가득 반찬과

 

큰손자인 내가 제일 좋아하지만 그시절에는 무척이나 비샀던

 바나나 한개를 꼭 챙겨주셨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는 새벽부터 바나나 노점상이 나타나길 기다리셨다.

하지만 하필 그날따라 노점상이 늦었고,

  기다릴 수 없던 우리는 먼저 터미널로 향했다.

버스는 곧 출발을 앞두고 있었고,

우리는 짐을 챙기며 자리에 앉았다.

 

그때였다.

숨이 찬 듯한 걸음으로 할머니가 택시에서 내리셨다.

손에는 바나나 두 개가 들려 있었다.

“차호야, 이거. 꼭 먹어라.”

 

할머니는 헐떡이며 바나나를 내 손에 쥐어주셨고,

아버지는 괜히 마음이 짠했는지

“뭐 하러 여기까지 오셨어요.”

하며 나무라듯 말씀하셨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저 해맑게, 아이처럼 웃기만 하셨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나나를 받아들었고,

버스는 곧 출발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

점점 멀어지는 터미널 한복판에서,

할머니는 끝까지 손을 흔들고 계셨다.

 

 

 

이게 할머니가 아빠를 마지막으로 본 모습인것 같다.

반응형
LIST

'내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isode4 이야기 - 너무 빠른 이별  (2) 2025.08.04
episode3 업무 - 우연히 시작한 일  (0) 2025.08.02
episode1 업무 - 해외진출 6년만에 국내복귀  (3) 2025.08.01
Prologue2  (3) 2025.07.31
Prologue1  (2)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