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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이 보이지 않았다.
손실은 수십억에 달했지만,
보상받은 돈은 겨우 몇백만원이 전부였다.
고객들은 원망과 비난으로 가득한 댓글을 남겼고,
쇼핑몰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내 상품들을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했다.
거래처에선 하루에도 몇 번씩 송금을 독촉하는 전화가 울렸고,
그토록 든든했던 직원들도 하나둘씩 회사를 떠나갔다.
구청에선 해줄수 있는게 쓰레기봉투 10장이라면서 보내 주었지만
막상 치울 쓰레기는 남아있지 않았다.
이미 인근 주민들이 침수된 상품들을 죄다 가져가 버렸으니 말이다.
주위에 수해를 입어 안타깝다고 위로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거래처나 고객들은
“그건 네 사정이지.” 하며 상품이나 결재를 요구했다.
그 말이 가장 아팠다.
마음 한구석에서 무언가 뚝 끊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느낌이었다.
대출도 받았고 정책자금도 신청했다.
적금과 펀드, 보험까지 모두 해약했다.
사무실 보증금을 빼고, 사무실의 PC와 노트북,
그리고 전세보증금, 자동차, 금반지까지 팔아치웠다.
그래도 아직 너무 많은 빚이 남아 있었다.
어떻게 해도 숨이 막힐 만큼 막막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모든 걸 끝내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몇 번이나 했다.
주머니엔 달랑 10만 원 정도의 현금만 있었다.
무작정 고속버스에 올라탔다.
목적지는 친구가 사는 광주였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그저 그렇게 도망치듯 떠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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